결혼정보회사에서 성혼하려면 그 운영구조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을 알아야 '나는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해도 되는 사람일까?'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사의 횟수제를 기준으로 결정사에 가입하면 보통 7회~10회 사이의 차감 만남을 하게 해줍니다.
여기서 차감 만남이란, 내가 가진 총 횟수를 줄여서 사람을 만난다는 뜻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미차감' 만남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차감이란 나의 횟수를 깎지 않고 선개팅을 하는 것으로, 10회를 만나든 100회를 만나든 계약횟수에 지장이 없습니다. 계약횟수는 왜 중요할까요? 계약횟수가 끝나면 더이상 차감 만남이나 미차감 만남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의 친구 A양은 결혼정보회사에서 뽕을 뽑을려고 마지막 회차를 남겨두고 미차감만 받으며 버티다가, 마침내 마지막 횟수를 차감한 순간 매니저님으로부터 '저희 회사에서 하시는 마지막 만남이네요..'로 시작되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어떤 만남도 제공해주지 않을 것을 안부 챙겨주듯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알려주는 메시지이죠. 물론, 이또한 매니저가 두고두고 부려먹고 싶은 훌륭한 회원이라면 좀 더 챙겨주실 수 있습니다. 저는 전체 횟수를 차감하기 전에 성혼을 앞두고 있어 그 후는 알 수 없게 되었네요.
다음으로는 이 '계약 횟수'의 구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위에서 언급한 7~10회의 만남은 5+2구조, 5+5구조로 이루어집니다. 너무 어렵죠? 그냥 7회나 10회로 계약하면 될 것을 왜 꼭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칠까요? 그건 바로 '환불' 때문입니다. 초반 5회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서비스로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다섯번 만나고 나면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고객들이 거의 모든 횟수를 차감하고서 짝을 이루지 못한 분노에 환불을 요구할것 같아 만든 결정사의 방어전략입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차감자'와 '피차감자'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원래 있던 것은 아니고 제가 만든 개념입니다.
차감자의 정의는, 차감으로 만나는 횟수보다 남을 차감시켜 미차감으로 만나는 횟수가 훨씬 많은 사람들입니다. 피차감자의 정의는, 정해진 계약횟수 외에는 거의 괜찮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마치 방치되는 듯한 느낌조차 받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결혼정보회사가 얼마나 별로인 사람이든 눈물나는 노력으로 정해진 계약횟수만큼은 그 사람의 이상형에 나름 맞는 이성을 소개해줘야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딱히 괜찮지 않다는 데에도 이유가 있죠. 즉, 괜찮은 회원이 한명 들어오면 이 사람이 최대한 많은 이성의 소개팅에 등장해줘야 사람들의 전체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공짜로라도 ㅇㅇ씨를 만나보세요' 라고 권유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놓고 저가로 가입한 전문직 등도 존재합니다.
퀄리티가 낮은 사람이라고 해서 피차감자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닌데, 이 사람들보다도 더욱 퀄리티가 낮은 사람들에게는 상대적 차감자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내가 미차감이 많이 들어오더라도 그 소개의 퀄리티가 형편없고 화날정도로 낮은 경우 스스로의 위치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차감자, 혹은 피차감자로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들이 차감자가 되고 어떤 사람들은 피차감자가 되는 이유가 뭘까요? 이후 게시글에서 상세히 풀어보기 전에 다음 게시글은 '결정사에는 정말 도태남녀만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해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